상단영역

본문영역

소통/동네생활

제목

[동네친구 찾아요/게시] 호치민 - 대형 바이크 명의이전 및 공증 후기

닉네임
Hans
등록일
2021-02-20 13:22:58
조회수
2059



호치민에서 오토바이 명의이전 및 공증 후기 공유합니다.

 

저에게는 작년 6월에 한국인 지인의 명의로 산 오토바이가 있습니다.

살 때 제 명의로 했어야 하는데, 미루다가 결국 올 1월이 되어서 드디어 명의이전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과정을 번호를 붙여 나열해보겠습니다.

 

1. 지인들을 통해 명의이전 방법을 알아봅니다. 공증사무소에서 공증만 받아도 되고, 공증받고 차량등록증(cà vẹt)까지 바꾸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공증은 비용이 약 백만동, 차량등록증 교환까지 하는건 차량가액*1%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왕 하는 거 차량등록증 교환까지 하기로 합니다.

 

2. 여권, 거주증을 챙겨서 빈탄군 공증사무소 (https://goo.gl/maps/TDR91fBMSdTL7qf87)에 찾아갑니다. 오토바이 매매 공증을 어디서 하는지 묻자 2층의 제일 안쪽으로 가라고 합니다.

 

3. 가기 전에 물어본 바로는 여권과 거주증 (판매자(=지인)도 한국인, 구매자(=저)도 한국인)만 있으면 된다고 했으나 막상 2층 자리에 앉자 담당 직원(이후 "로봇 친구"로 칭하겠습니다. "무뇌"나 "노답"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지만..) 판매자는 결혼증명서(미혼이든 기혼이든)를 가져와야 한다며 베트남에선 안되니 한국 가서 떼오라고 합니다. 어이가 없죠. "그러니까 로봇 당신 말은 오토바이 매매계약 공증을 위해 한국 가서 2주 격리하고 미혼자의 혼인증명서를 뗀 다음 베트남에 돌아와서 다시 2주 격리하고 이 공증사무소로 돌아오라는 건가요?"라고 반문하자 "응" 이랍니다. 아.....

 

4. 일단 공증사무소를 나와 알아보니 1군의 한국영사관에서 혼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달려가서 신청하고 (다행히 신청가능시간인 오전이었습니다. 오후에 가면 수령만 되고 신청은 안됩니다), 일주일 뒤에 수령하기를 기약합니다. 비용은 약 15만동이었습니다.

 

5. 일주일 뒤에 영사관을 오후에 방문하여 수령합니다. 당연히 한국어로만 되어있기에 영사관 바로 왼쪽의 복사집에서 베트남어 번역공증을 맡깁니다. 비용은 30만동입니다. 이틀 뒤에 오라고 합니다.

 

6. 1군으로 이틀 뒤에 찾아갑니다. 베트남어로 번역이 잘 되어 있네요. 이걸 가지고 빈탄군 공증사무소를 다시 찾아갑니다. 판매자 혼인증명서(미혼이지만...... 한편 구매자는 혼인증명서 필요없답니다)와 각자의 여권, 거주증을 제출합니다. 우리 로봇 친구가 자기 바쁘니 기다리라네요. 실제로 컴퓨터로 뭔가 하고 있긴 하던데...어쨌든 자리에 앉아 1시간을 기다립니다.

 

7. 1시간 지나니 자리로 오랍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며 공증사무소 양식대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합니다. 아, 베트남어 실력은 필수입니다. 베트남어로 독해와 회화가 되는지 간단히 테스트하고, 만약 테스트 통과 못하면 통역인을 데리고 가야 합니다. 다행히 저희 두 명은 "오토바이가 원래 내 건데, 친구 명의이던 걸 내 명의로 바꾸려고 매매계약서 공증을 받으러 왔으니 해주세요" 정도는 베트남어로 말할 수 있기에 테스트를 통과합니다.

 

8. 그런데 계약서를 쓰다 말고 구매자인 제 주소가 정확히 뭐냐고 합니다. 구글 지도를 찍어 보여주자 안된답니다. 공안에 신고되어있는 (khai báo cư trú) 주소를 정확히 가져오랍니다. 그게 어디 있냐고 반문하자 우리 로봇 친구 왈 "공안 가서 떼어달라고 하면 1주일 뒤에 줄거에요" 같은 멍멍이 소리를 시전합니다. 아니 대체 그걸 왜 이제 말하는데...? 이미 1주일 반 하고도 1시간을 날려버린 이 시점에서...

 

9. 한참 실랑이 끝에 "아 제가 책임질테니 그냥 쫌 내가 적어낸 주소대로 구매자 주소 적어줘요 쫌!!!" 을 시전하여 겨우 매매계약서 작성을 완료합니다. 공증사무소 방문한지 슬슬 1시간 반이 넘어갑니다.

 

10. 계약서를 3부 (1부는 구매자 보관, 1부는 판매자, 1부는 공증사무소 보관) 인쇄하여 싸인하려는데 로봇 친구가 쉼표를 몇 개 틀리게 적었습니다. 지적하자 3부를 다시 인쇄합니다.

 

11. 싸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권과 맞춰보더니 여권 싸인과 다르니 연습해서 다시 싸인하랍니다. 부글부글....

 

12. 한참 싸인을 연습하고 다시 3부를 인쇄하여 다시 싸인합니다. 싸인한 3부를 보더니 이걸 가지고 바깥쪽의 남직원에게 가랍니다.

 

13. 바깥쪽의 남직원을 찾아봅니다. 찾는게 어렵지 않습니다. 거의 교통부 장관쯤 되는 포스로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있습니다. 이 때쯤 저도 인내심이 바닥나갔기에 거의 던지듯 서류를 우리 장관님 책상에 놓습니다. 장관님 거만하게 보시더니 확인서명 찍 해줍니다. 농담이 아니라 싸인이 진짜 찍 갈긴 것처럼 생겼습니다. 그냥 제가 했어도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장관님 왈, 3부 가지고 1층 내려가서 돈 내고 최종 도장 받으랍니다.

 

14. 1층 내려왔더니 수납 창구가 있습니다. 서류 주고 도장 찍더니 32만동이라고 합니다. 줍니다.

 

15. 드디어 첫 번째 단계가 끝났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282 No Trang Long 경찰서 방문 및 세금 납부 후 차량등록증 변경]입니다.

 

명의이전을 하기로 마음먹은게 1월 초였고, 실제 상기 작업을 개시한게 1월 중순이었는데 2월 말이 되어서야 첫번째 단계가 끝났다니....아....참 할 말이 없습니다.

 

경찰서 방문 및 세금 납부는 추후 적겠습니다.



작성일:2021-02-20 13:22:58 113.172.90.19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게시물 댓글

댓글목록
최신순 추천순  욕설, 타인비방 등의 게시물은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베트남 그라운드 2021-02-20 23:25:47
유익한 후기글 감사합니다. 물론 '언더머니'라는 최후의 수단이 있긴 하지만, 베트남의 답답한 행정문화가 잘 드러나는 후기네요.
비회원 로그인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